2009년 6월 21일 일요일

교통사고 발생 ~ ( Luke에게 생긴 일 아님 )

 

최근에 알게된 유학생 형이 있어서 자주 연락하고 가끔 만나면서 지내는 중이다.

형은 성도에서 사업을 진행중이다.

어제 일이었다.

 

사업적인 의논(?)으로 점심시간에 전화가 와서 꽤 긴 시간 통화를 하고 마쳤는데, 체 20분도 지나기 전에 다시금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Luke씨 ~ 나 사고 났다. 오토바이 타고 가는 중에 택시가 옆에서 받았다. 아파 죽겠다. 와서 나 좀 도와줄수 있겠나?'' ( 부산 말씨 ~ )

'네에?? 심하게 다치진 않았구요?? 지금 거기가 어딘데요??'

''잠깐만,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나 받은 택시기사 바꿔줄께.''

지방말씨로 한참 뭐라뭐라 떠든다. 지명을 말하는데, 어딘질 모르겠다. 마침, Luke의 옆에 누나( 어디선가 누군가의 무슨 일이 생기면 Luke의 블로그에 나타나는 ㅋㅋㅋ ~ )가 있었다.

'누나, 전화 좀 받아줘! 형이 교통사고가 났다는데, 택시기사가 사고난 위치 알려준데, 어딘지 좀 알아봐줘!'

누나, Luke의 전화를 받아들고는 한참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더니 위치가 파악되었나보다.

 

'누나, 사고난 곳에 Luke랑 같이 가줄 수 있어?!'

반응도 빠른 누나 ~ ㅋㅋ 바로 외출할 태세를 갖춘다.

 

사고현장.

누나와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고를 낸 택시기사가 득달같이 달려들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개노무X키'

 

먼저 형의 상태부터 살폈다. 다행이 뼈의 손상은 없는듯 했다.

'형 괜찮아? ( 괜찮을 리가 없겠지만 ~ ^^ 그렇다고 '안괜찮아??'라고 물을 수도 없잖아 ~ ) 뼈는 손상되지 않은듯한데 .... 형의 몸 느낌은 어때?'

'' 야 ~ 까진곳이 장난아니게 아프고 쓰라리다. 정신이 없이 좀 멍하다 ~ ''

'몸 가눌 수 있겠어? 잠시만 좀 그렇게 앉아있어!'

 

이 개노무X키( 택시기사 )는 아까부터 주절주절 일방적으로 형만 잘못했다고 큰 소리로 떠들어대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쇼(?)를 하는 중이었다.

Luke 개노무X키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Luke가 형의 상태와 간단하게 얘기를 마친 후 안그래도 택시기사 상판대기를 좀 보려고 일어나는 참에, 띡 ~ 다가와서는 인민폐 100원을 건낸다.

'??'

''백원 줄테니까, 그냥 갑시다 ~ ''( 중국말을 한국말로 번역해야하는 입장이라 '갑시다 ~'라는 형태로 번역해서 쓰고 있지만, 실제의미는 이런 의미보다 더 바닥이다. )

'뭐?'

''보아하니, 별로 다친거 같지도 않은데, 엄살피우지 말고 백원 줄테니 그냥 갑시다!''

'여보슈 ~ 너 안다쳤다고 지금 이따위로 얘기하는 거니?'

''나도 다쳤수 ~ !!''

'어디를 다쳤는데? 좀 보자! ( 이 상노무X키야! )'

''마음을 다쳤소!''

이 인간이 지금 코미디하나??!!

'내가 보기엔 당신의 마음은 지금 다친게 아니라 원래부터 망가져있었던거 같은데 .... 당신 차에 받쳐서 이렇게 다친 환자를 보고 그런 태도와 말투인걸로봐선 내 말이 맞는듯!'

위의 말을 중국말로 했다! 은근 ~ Luke 이런 말을 잘한다 ~ ㅋㅋㅋ

욕은 한마디도 안하면서, 상대가 들으면 욕 먹는거보다 더 열받는 ~

중국식으로 말해서 지식분자(?)들이 지식을 이용해서 지식없는 사람들을 까는 ~

택시기사 ~ 황당 ~ 당황 ~ 몸을 획~ 돌려서 조금 먼쪽으로 가버린다. Luke가 아까부터 개노무X키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질 않았는가.

 

누가 전화를 했는지, 교통경찰이 나타났다.

이 택시기사, 이젠 경찰에게 가서 결백을 주장한다.

경찰 다가와서 형의 상태를 확인하곤, 이것저것 물어본다. ㅋㅋㅋ

Luke가 웃는 이유는 .... 형이 중국말에 서투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사고를 당해서 멍 ~ 하고 있는데, 중국말로 물어보면 ....

누나가 나서서 형이 한국사람임을 설명한다. 그리고, 사고경위를 설명한다. 택시기사는 여전히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경찰에게 결백을 주장한다.

Luke ~ 경찰에게 사고흔적을 보라고 얘기했다.

택시의 조수석옆문에 오토바이를 받은 흔적이 역력히 남아있었고, 이후 오토바이가 도로 바닥을 미끄러지면서 만들어낸 긁힌 흔적이 거의 직선으로 4m정도 나있었다.

형의 말에 따르면, 형은 노견쪽에서 직진, 택시는 동시에 차선을 2개나 바꾸면서 무리하게 좌회전을 시도하다가 발생한 일이었다.

흔적들도 그 말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다시금 경찰이 누나에게 사고당사자에게 통역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누나는 Luke를 가리키며,

''이 사람도 한국사람입니다. 성도중의대 석사연구생입니다! 이사람이 통역할 겁니다.''

( ㅋㅋ ~ 누나는 주변사람들에게 Luke를 소개할 때, 한국유학생이라는 것과 성도중의대 석사연구생이라는 것을 늘 ~ 맨 앞에 말하며 자랑스럽게(?) 강조한다 ~  유학생이 무신 ~ 대단한 직위라고 .... ^^ )

경찰이 사고경위와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이것저것 다시 묻는다.

본인의 대답이 필요하다면서 통역해줄 것을 원했다. 그리그리하여 ~ 사건의 내용파악은 대충 끝난듯.

난대없이 여러명의 교통경찰들이 나타난다.

누나가 순간 긴장한다. 왜 긴장하는걸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새로운 국면이 전개된다.

그것은,

처음 온 경찰은 상황파악을 끝낸 후, 택시기사의 일방적인 책임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런데, 나중에 온 경찰들은 택시기사의 편을 드는 말들을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한다.

누나가 긴장하는 이유를 알게된 것은 그때 쯤이었다.

그랬다. 일반적으로 교통경찰은 택시기사들 편이었던 것이다. ( 물론, 처음 왔던 경찰처럼 아닌 사람들도 있다. 정직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경찰들도 있는 것이다. )

 

형과 Luke는 외국인이다. 예를 들어, 경찰(공안)이 개입되어 이 사건을 정식으로 처리하게 되면, 여로모로 형에게 불리해진다.

 

잠시 후, 누가 불렀는지도 모를 구급차가 왔다.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하는 사이, 누나가 얼른 귀뜸해준다. 구급차의 도움을 안받겠다고 하라는 것이다.

'??? 왜?'

누나의 말이 이용한 사람 본인( 지금 상황으로선 형 )이 이용료를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상황 종료되고 난 후에 누나의 말이 교통경찰이 병원과도 결탁해서 구급차를 부른다는 것이다. 물론, 교통경찰이 이익을 챙긴다. 아님, 왜 결탁하겠는가 ....

 

 

하여간, 여차저차 ~ 한국이라면 말도 안될 상황에서 인민폐 오백원이라는 합의금으로 합의를 보았다.

덕분에 이런 황당한 사고를 당하고도 협의서까지 작성을 했다. 협의서 작성도 누나가 도와줬다. 경찰은 내용을 말하고 누나는 받아쓰고. 거기에 증인(?)으로서 누나와 Luke가 서명까지 했다. 푸헐 ~

 

 

이 개노무X키( 택시기사 )는 끝까지 개짓거리다.

돈이 없단다. 지금 있는 돈이 전부 사백팔십원뿐이니 그것만 받아가라고한다.

Luke가 한마디 하려던 차에 협의서 작성에 참여했던 경찰이 한마디한다.

''협의서에 이미 오백원이라고 썼는데, 이제와서 돈 없다고 사백팔십원만 받아가라니??!!''

결국은 오백원 받았다.

합의금을 받아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

외국생활에서 사고를 당하면 이런 입장이 되는구나 .... 하는 생각을 했다.

다행인 것은 형이 그냥 찰과상과 타박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고를 당했을 때에, 외국인인 우리들을 누가 나서서 자기 일처럼 돌봐주고 처리해줄 것인가?? 생각만해도 아찔 ~ 하다.

거기다가 정신을 잃어서 의식도 없는 상황이면 ....

 

상황이 종료되고 난 후에, 형과 Luke는 서로 바라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특별히 서로 이러저러하다 말은 안했지만, 아마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던듯.

 

형을 누나차에 태워 Luke의 집으로 대려다가 간단하게 씻기고, 소독하고 부어오르고 통증이 있는 부위들에 뜸을 떠 종통을 가라앉혀주었다.

 

 

정말, 몸 조심하고 다녀야겠다!!!

 

 

P.S. 사고 뒷얘기.

여기 사람들은 사고라고 생기면, 즐거운 구경거리를 만난 것처럼 간섭하기를 좋아한다.

 

누나가 하는 말이, 어떤 지나가던 개념없는 노인네가 그러더란다.

''저사람( 형 ) 저거 ~ 장애인이나 ~   중국말도 잘 못하는게 여기와서 뭐한다고 사고 당해서 자빠져있남??  그냥 지네 나라에서 살지 ~ 쯧쯧 ~ ''

중국사람이고, 본지인인 누나가 들어도 황당 ~ 무극이라고 했다.

 

또 어떤사람은 누나에게 그러더란다.

''보아하니, 택시기사가 일방적인 잘못을 했네 ~ 오백원?? 너무 작아 ~ 더 뜯어네!!''

Luke도 합의금이 오백원이라는 사실에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위의 이 인간은 또 뭐하는 인간인지 ....

 

누나의 말이, 나중에 온 교통경찰들이 제일 처음와서 사건처리를 맡았던 경찰을 비아냥됐더란다.

내용인즉, 택시기사의 편을 안들고 사고당한 외국인의 편을 들었다는 것.

이 말을 듣곤, 처음 왔던 경찰에게 존경심마져 들기 시작한 Luke!!

당신 같은 정직한 사람들이 있기에! 중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좀 걱정은 스럽다. 그 교통경찰 ....  동료들 사이에서 따 ~ 를 당하는건 아닐까 .... ^^

 

형이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누나와 Luke만 형을 도왔던 것은 아니었다.

암암리(?)에 또다른 한국 유학생과 그의 중국여자친구도 간접적으로 형을 도왔다.

암암리 <-- 무슨 의미인지는 묻지마라! 글 쓰려면 또 무지 길어진다.

길에 쓰려져있던 오토바이를 형의 주거지까지 옮겨간(타고간) 것도 이 유학생이다.

( Luke는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른다. 얼마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그것도 이 동네에서 형의 오토바이 뒤에 처음으로 타봤다. 그러니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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