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일 월요일

'중의학vs침구학'이라 ....

 

카페에서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좀 적어봤습니다.
 
'중의학vs침구학'
 
....
상략
 
제가 질문드리고싶은 것은 중의학과 침구학의 차이입니다.
구체적으로 각전공이 어떤 것들을 배웁니까?
또한 중의학전공의 강점과 약점, 침구학전공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입니까?
물론 한의학을 전공하면 한의학관련된 모든 것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 침, 한약제조 등등 )
그렇다면 중의학을 전공해도 침, 중약제조등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침구학을 전공한 사람만이 침시술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님 침구학전공은 중약제조는 할 수 없는 겁니까?
 
....
하략
 

 

안녕하세요! Luke입니다.

'중의학vs침구학'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가끔씩 듣는 질문입니다.

 

여러가지 관점으로 비교가 가능하겠지만요, 우선 한가지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중의학과 침구학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침구학은 중의학의 일부입니다.

 

국내의 한의대에서는 학부과정에서 전공과를 나누지 않습니다.

이것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무엇은 배워야하고 무엇은 안배워도 된다는 구분을 없애기위함일 겁니다.

의학의 궁극적인 관점은, 의학이라는 학문 자체는 아닐 겁니다. 바로 '환자'일 겁니다.

그리고, 그 '환자'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적절한 조치와 치료를 하는 것은 의사의 몫일 겁니다.

조치와 치료를 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라는 말에서 의학의 목적과 목표, 방법론이 결정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환자에 맞는, 적절한 조치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 의학교육의 중요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내의 한의대가 학부과정에서 전공과를 나누지 않은 것은 위의 가치관에서 시작된 것이라 추측됩니다.

 

그런데, 중국의 중의대의 경우는 학부전공부터 과를 좀 나눴습니다.

중의대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주로,

 

중의,

내과,

방제,

침구,

추나,

골상(외과)

강복(康复) <-- 우리식으로 말하는 재활의학에 양생이 포함된 과라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한국의 한의대의 성격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과는 중의과 일겁니다. 중의와 관련된 전반적인 것들을 다 배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각 전공과로 구분한 모든 것을 다 배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그렇죠. 다 배운다.

현실적(?)으로 다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중의대는 본과부터 좀더 세분화한 전공을 두었습니다.

내과는 내과질병에 관련된 진단과 처방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중의기초이론, 진단, 방제, 중약, 생리, 병리, 약리, 등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내과와 부인과, 소아과는 상당히 연관성 있는 과들이라 과정들이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제는 전문적으로 방제처방들을 다룹니다. 그렇다고 다른 것들을 안배우는 것은 아닙니다만, 상대적으로 침구, 추나, 골상(외과)쪽은 다루질 않습니다.

침구, 추나, 골상(외과)는 내과나 방제와 좀 대조적인 과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침구, 추나로 내과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고래로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내과적인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좀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상이 발달하면서, 침구, 추나, 골상과의 입지와 위상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옛날엔 수명연장이 주된 관심이었다고 한다면( 내과적인 측면 ) 평균수명이 상대적으로 길어진 요즘엔( 물론 요즘도 수명연장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죠 ~ ^^ )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로인한 신경증, 수면장애, 몸의 관절, 근육, 이곳저곳에서 발생되는 통증, 교통사고의 후유증, 중풍, 치매, 등등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진 않는다하더라도, 삶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급기야는 자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특히 연세가 좀 있으시거나, 자심감, 의욕을 상실하신 분들 등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을 시도하게 만드는 질병이나 상황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개선하는데에 있어 침구, 추나, 골상은 많은 긍정적인 임상결과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해부학, 생리학, 신경해부학, 근육학, 중의기초이론, 진단, 경락수혈, 자법구법, 침구학, 침구치료학, 영추, 난경, 등등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참고로, 중의 외과는 피부과를 포함합니다. 요즘은 외과에서 외과적인 것들만 배우겠습니다만, 예전의 문헌들을 보면, 외과와 피부과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

강복, 편의상 중의재활의학이라고쓰죠. Luke가 알기로는 현재 중국에 북경중의대와 성도중의대 두곳에만 개설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재활의학의 성격상 침구추나와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의 성격상 양생( 건강하게 오래살기 )과 관련된 것들도 다루기에 당연히 식이요법이나 처방 같은 것들도 다룰듯 싶은데, 커리큘럼상에는 음식이나 처방과 관련된 부분은 그다지 중요시되고있진 않은듯 합니다.

 

중약학과도 있습니다. 이 과는 중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고, 중약사가 되는 것이라 ....

의사와 약사가 어떻게 다른지는 아실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생략합니다.

 

 

위와는 다른 관점에서 비교해보죠.

본과에서 다루는 광범위한 중의학의 테두리 내에서 배우게되는 과목들은 이렇습니다.

중의기초이론,

중의진단학,

중약학,

방제학,

황제내경( 소문, 영추, 난경 )

상한론,

금궤요략,

온병학,

침구학,

( 내과, 외과, 부인과, 소아과, 오관과, 골상과, 등등은 각전공으로 세분화 됩니다 )

 

 

여기에 서의적인 과목들을 포함하면,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

등등을 배웁니다. ( 조직배태학, 생물학, 화학관련, 등등 더 많습니다만, 중요한 것들만 썼습니다. )

 

중의과는 위의 과목들을 전반적으로 다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될듯하구요,

전공 각과는 중점적으로 다루는 과목은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내과의 경우는 중의과와 거의 비슷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침구학을 다루질 않습니다. 기초이론과 진단, 방제, 생리, 병리, 약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침구, 추나의 경우는 기초이론, 진단, 침구학, 경락수혈학, 침구치료학, 자법구법학, 추나, 기공, 해부, 국부해부, 생리, 신경해부,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위의 얘기들로 중의학의 범주에 드는 전공각과에 대한 간략한 이해와 각과에서 무엇을 배우는 지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관점을 또 바꿔보죠.

 

위에서 이러쿵저러쿵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서, '내가 중의학을 배울 때엔 어떤 전공을 선택할 것이냐??'가 중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일 겁니다.

 

국내의 환경적인 면을 고려해볼때, 이런저런 이유와 높은 진입장벽으로 한의대를 가고싶어도 못가는 분들중에 시중(?)에서 조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침구학, 혹은 침구치료에 관한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또 현재 외국에서 인정되는 한의학과 중의학의 범주는 침구학에 국한된 경향이 강하기에, 외국으로의 진출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침구학관련된 공부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이런 영향(?)덕분에 미국이나 캐나다의 침구대학에 유학을 가시거나, 중의대 침구과에 입학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은 듯 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이유때문에 중의대유학을 준비하거나 계획하시는 분들이 전공에 대한 고려를 할때에 중의학과를 선택할 것이냐 침구학과를 선택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는듯 합니다.

 

물론, Luke도 '중의학과가 좋으니, 그것을 공부하십시오!' 혹은 '침구과가 미래가 밝으니 꼭 침구학을 전공하십시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과를 택하는데 있어서, Luke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스스로 자신을 먼저 성찰해보십시오 ~ 입니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내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나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등

 

현실적인 신분상승과 부의 축적을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비난의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가치관의 차이이겠죠. 그리고 당사자가 의사로서의 삶을 성실히 잘 사느냐의 문제일 겁니다. )

의학이 좋아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병약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에서, 그런 일환으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앙적인 이유와 선을 베풀기 위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성품이나 재능이 의사의 성품과 재능이라 주변사람들이 권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의사가 되면 폼나지 않을까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이런 분들이 소수이길 희망합니다!! ^^ )

 

나는 어떤사람인가? 를 찬찬히 먼저 관조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스스로 내린 결론이 의학을 그것도 중의학(한의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이 섰다면,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 한번더 성찰해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손재주가 있거나, 손이 민감한, 혹은 손에 복(?)이 있는 분들은 침구과나 추나, 기공, 골상 등등을 공부해볼만 할 겁니다.

상대적으로 사고능력이 뛰어난 분들이라면 중의학이나 내과, 방제등을 공부해볼만 할 겁니다.

위의 기준은 상대적입니다. 또한 자기가 뭘 공부하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흥미를 느끼는지도 중요점이겠죠.

 

광주중의대 본과에 다니는 어떤 유학생에게서 메일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중의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침구학을 공부하고 싶어 조언을 구하는 내용의 메일이었죠. ( Luke는 침구전공 )

그 유학생의 생각은 간단명료했습니다.

5년동안 광범위한 중의학을 배워서 졸업하고난 후에 뭐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단,

침구학을 중점적으로 배워서 침구치료분야라도 잘하길 바란다는 것이었죠.

좋은 관점이라고 봅니다.

Luke의 조언은 대략 이랬습니다.

좋은 관점입니다. 아무것 하나 제대로 못하는것보단 뭐 하나라도 잘 할 수 있다면 그것도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 일겁니다.

그런데, 묻고싶은 것은, 본과를 졸업한 5년후에도 계속 중의학을 공부할 생각이 있느냐입니다.

계속 공부한다는 의미는 석사과정, 박사과정을 밟는다는 의미도 포함되겠지만, 의사로서 의학으로의 정진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려고하는데에 있어서, 교육의 역할은, 심도있게 다루지는 않더라도 여러분야를 다뤄줄 수 있느냐의 관점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Luke는 생각합니다.

이 말은 침구학을 전공할 경우, 침구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통해지겠지만, 침구학에서 소홀히하는 분야들( 주로 방제, 내과와 관련된 )에 대해서 스스로 해결( 공부를 하던, 포기를 하던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공부는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이라 안배운 것도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의 인도를 받으면 학습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 말이 길어지면, 생각만 혼란스러워질듯하니 ....  ^^ )

 

또 한가지.

중국내에서 치러지는 중국중의사국가집업고시에 관한 부분입니다.

이 중의사고시는 과를 나누지 않습니다. 중의학 전분야에걸처 시험이 치러집니다.

이 말은 내가 택한 전공에서 다루지않거나 소홀히 다루는 과목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시험에 의미를 두는 분들이시라면 침구학보단 중의학쪽을 전공하시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 물론, 스스로 시험을 극복(?)해 내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 Luke가 더 얘기할 필요가 없겠죠 ^^ )

 

난 그냥 미국을 가겠다, 혹은 캐나다쪽으로 가겠다. 거기가서 침구사로 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라면, 침구학을 전공하셔도 될듯 ^^

 

 

또 다른 관점으로 ~

중국사람들이 중의의원이나 진료소를 찾을 때, 중의사의 전공이 뭔지를 봅니다.

내과나 방제전공한 사람에게 가서 침이나 뜸치료 받겠다고 하는 사람들 거의 없습니다.

침구, 추나 전공한 사람에게 가서 내과쪽의 처방 받겠다고 하는 사람들 거의 없습니다. 침구관련 방제처방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중의학의 전반적인 분야를 다 할 수 있는 중의사도 있습니다만, 전공은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때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한국의 실정도 비슷하리라고 봅니다. 특별히 전공 구분없는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도 자기가 주로 잘 보는 과를 병원 유리창이나 간판에 적어놓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의 입소문으로 비슷한 증세의 환자들이 몰리죠 ~ ^^

 

즉, 내가 주로 만나보고싶은 환자들(?)이 어떤 분야의 환자들인지에 따라 내가 택하는 전공이 달라질 수 있다는거죠.

( 쬐금 엉뚱한 얘기들을 하자면, 환자들( 특히 여자환자들 )을 좀 더듬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침구학을 전공하시면 됩니다. 중의부인과전공하면 되지않냐구요?? 글쎄요 ~ 아마 아줌마들 손목만 무지 많이 잡아보게 될 겁니다 ~ ^^

벗겨놓고 보시는걸 좋아하신다구요? 그럼 .... 서의 부인과로 가셔야할듯 .... ^^ )

 

참, 모든 중의대가 다 그런 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성도중의대의 경우는, 학점관리규정내에서 자기전공이 아닌 다른 쪽 전공을 수강하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제전공자가 침구쪽에 관심이 있을 경우, 침구학관련된 수업을 듣고 성적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복수전공을 의마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전공은 변함이 없고, 내가 그 수업을 들은거죠 ~ ^^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  ^^

 

P.S.

학교에서 배우는 임상만으로는 좋은 임상중의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계통에서 유명한 중의사를 찾아 짧게는 몇개월, 몇년씩 배우기도 하죠. 이건 비단 유학생들만의 입장이나 생각은 아닙니다. 현지의 중국학생들도 그렇게들하죠. 이 때에 내가 전공이 중의학이라해도 침구임상을 많이 하면, 침구치료를 할 수 있는거겠구요, 내가 침구전공이지만, 내과나 방제쪽 임상경험을 많이하면 그쪽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중의사면허에 전공 구분은 없습니다. 그냥 중의사죠. 단지 내가 대학에서 뭘 전공했느냐를 따질땐 구분이 되겠구요 ~ 더욱 중요한건 뭘 전공했느냐가 아니고, 지금 내가 활동하는 분야에서의 실력이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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