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0일 목요일

능력이 있다는 것.

 

며칠 전, 논문관계로 학교에 있는데,

Luke의 변경된 연락처를 몰라서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아줌마(?)에게서 뜬금없는 연락이 왔다.

좀 만났으면 한다는 것이다.

 

Luke는 이 동네에서 특히 한국사람들 만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은 뭔가 도움 구하는 얘기들을 하고, 결국은 도와달라는 얘기들을 하니까.

겸손한 부류의 사람들에겐 후한 Luke지만, 개념없고, 함량미달인 사람들과는 교류하고 싶지 않은 Luke이다. 여기가 한국이라면 모를까, 허긴, 한국이라면, Luke를 찾지도 않겠지만, 여기는 중국이기 때문에. 도와주는 일들은 아주 번거로운 일들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근데, 상대적으로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무척 적은듯. ( 글쎄 ~   Luke는 아직, 여기 현지인들을 제외한, 누군가에게 딱히 도움을 받아본 적은 없는듯 하다. 도움을 청해야할 일도 그닥 없는 편이지만, Luke를 도와줄 능력이 되는 사람들도 그닥 없는듯. )

 

하여간,

달갑진 않았지만, 건강과 관련된 부분으로 조언을 좀 들었으면 한다는 요청에 응해 만나기로 했다.

만나자마자 아줌마특성(?)이 연출된다.

이런저런, 만남의 목적에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 그리고 썩~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 사생활에 대한 질문들.

그러던 중, 이 동네 교회와 교인들, 누구누구 한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얘기들이 나왔다.

Luke, 말을 잘랐다.

'오늘 저를 만나려고 하셨던 목적이 뭐였죠? 그 말씀을 하시죠?'

''왜 그러세요? 제가 뭐 언짢은 말이라도 했나요?''

'제가 이 동네에서 그리그리 살아가는 그사람들의 사생활 얘기를 들어야하나요? 관심없는 주제라서 오늘 만남의 목적인 본론을 얘기했으면 좋겠는데요!'

''오유 ~ 분위기가 이래서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 왜 저를 만나자고 했고, 의미도 없고 쓸데도 없는 얘기들을 하시는데요? 남들이 아줌마( 당사자 면전에선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았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에 대해서 말들이 많으니까, 그거 둘러대기위해서 남들 얘기 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그런거 아닌데요!!''

'그럼, 오늘 저를 만나서 하고싶은, 듣고싶은 얘기가 뭐였는데요? 바로 그 얘기를 시작하시죠!!'

''무시라 ~ 할 얘기가 없어졌어요!!''

'그래요? 그럼, 할 얘기 없으니, 저 갈께요! 안녕히 가세요!!'

''저기, 저 .... ''

 

중략.

 

결국, KFC에 앉아서 이런저런 아줌마의 건강과 관련된 얘기들을 하게되었다.

수술하는 것이 좋은지, 약물치료가 좋은지, 좋다면, 어떤 약이 좋은지, 침치료나 뜸치료로 어떤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등.

( 어떤 증세에 관한 얘기였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양생'에 관한 얘기로 이어졌다.

이 아줌마는 목사사모님이다.

양생이라는 주제를 논하다보면, 신앙, 심리, 대인관계, 생활환경, 등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쉽게 발전한다.

 

신앙과 대인관계에 관한 얘기들을 하게 되면서 결국 또 위의 그닥 말하고 싶지 않은 주제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아줌마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얘기이다.

한참 얘기를 듣고나서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오늘 왜 저를 만나려고 하셨죠?'

''저어 ~ 그게 .... ''

'저에게 뭔가 듣고싶은 말들, 대답들이 있어서 찾으셨죠?'

''그으 .... 그렇죠!''

'제가 아줌마가 묻고싶어하는 그 방면에 대답해줄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셔서 저를 찾으신거죠?'

''네에 .... ''

'그럼, 제가 그 방면에 능력이 없었으면, 혹은 능력이 없었다고 생각하셨으면 저를 안찾으셨을거죠?'

''아 .... 네에 .... 그렇겠죠 .... ''

'저, 지금 화나거나 언짢아서 이렇게 물어보는 것 아닙니다. 뭘 좀 설명해 드리기위해서 그러는 겁니다.'

'결국,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보세요! 아까 처음 만났을 때, 무척 오랜만에 저를 다시 보게된거라 반가우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좀 말을 딱딱하게 했던 것 때문에 당황스러우셨을 겁니다. 그런데도 귀가하지 않으시고 저와 지금 마주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이유가 뭘까요?'

''음 .... ''

'저에게, 도움줄 능력이 없다면, 오늘 만나려고 하지도 않으셨겠지만, 아까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냥 언짢아하면서 이미 돌아가셨을 겁니다. 결국,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아줌마의 주변사람들, 아줌마를 씹던 사람들, 과거엔 저의 주변사람들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래서 그 씹던 말들 가끔 듣게 되더군요. 전 그런 류의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연락끊고 지냅니다. 아마도 그사람들은 저도 씹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그사람들이 씹던 말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수준이 그거밖에 안되는 사람들이니까요.'

'아줌마가 그사람들에게 왜 씹히셨을까요? 전 그냥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말이 틀렸나요?'

''맞네요 ...  정말 맞네요!''

 

최근, 이 아줌마의 신분(?)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 덕분에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달라졌다고 말하는 아줌마. 결국, 그것도 능력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듯.

 

'전 저에게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이, 저를 적절하게 대하지 않으면 도움을 주지 않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여기에서 살면서 조금씩 생겨났죠. 나이가 저보다 많던 적던, 그의 신분이 무엇이건, 스스로 그방면에 능력이 없으면서, 그래서 저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제 앞에서 거드름을 피거나, 명령하듯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도움받으러 오셨으면 좀 겸손하시죠?!!

혹은,

도움받고자 하시면 제 앞에서 대가리좀 숙이시죠?!!

 

그거 싫으면,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이런 저의 말이 교만한 것처럼 들리세요? 아닐걸요! 도움주는 입장인데 왜 하대를 당해야합니까? 그리고 하대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도움을 줄 필요가 있을까요? 도움을 줘도 나중엔 씹히고, 안줘도 나중엔 씹히는데.'

''저는 그렇게는 못하고있지만, 맞는 말이긴하네요!''

'왜 제가 지금 아줌마와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는 지 아세요?'

''아니요 .... 잘 모르겠는데요 ... ''

'아까, 그때에, 겸손하셨거든요. 지금도 그렇구요.'

''아 ....  네에 .... ''

 

아마도 열살 이하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상이 아닌 이상, 성인으로 경험하게 되는 이 사회는 결국 능력이 있으냐 없느냐로 판이 다시짜여지는 세상일 것이다.

정치가, 경제가, 국가간의 관계가,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조차도.

그 능력이 돈이던, 권력이던, 기술이던, 무엇이던. 육체적인 힘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만, 육체노동자의 범주에 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주로 육체적인 힘을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비난이나 조소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그렇게 얘기되고 얘기되어, 어떤 부부의 얘기를 하게 되었다.

아래 링크 걸어논 글에서 Luke가 선생님이라고 표현한 사람과 그 아내에 관한 얘기다.

 

[ 아 ~ 좀 조용히 살고 싶은데 .... ^^ ]

 

링크 걸어논 글에서 Luke에게 치료를 받고 갔던, 조선족남자와 그 누나는 개념이 많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보면 될듯 하다.

 

마비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그 며칠동안 인민폐 2천원( 이들에겐 큰 돈이다. ) 가까이를 썼는데도, 차도가 없어서 그 선생님 덕분에 Luke를 만나게 되었고, 회복되었는데도, 잘 회복되었다는, 고맙다는 연락조차 한번 없었다. Luke가 치료를 하는 동안 내내, 그 조선족누나라는 여자는 동생이 성도의 삼성전자에 다닌다는둥, 자기들 학력이 높다는둥, Luke가 알필요도 없고, 별로 듣고 싶지도 않은 얘기들을 주절주절해대면서 자신들이 대단한듯 열심히 포장해댔었다.

그런데, 그런 대단한 사람들이 무슨 돈을 바란 것도 아니고, 선물을 바란 것도 아닌 Luke에게 고맙다는 전화한통 없었단다.

 

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을 때에, Luke가 의사로서 권고( 시간이 지난후, 그 권고는 경고의 메시지로 바뀌어 버렸지만. )를 했다. 보아하니, 그 조선족남자의 두 다리가 마비된 이유는 안좋은 생활습관 때문인듯 했다. 그래서 생활습관을 좀 바꾸라는 것과,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이번 증상은 결국 또 재발하게 된다는.

 

오히려 당사자들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는데( 마치, Luke가 자기들을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듯 ) 정작, 그 마비된 녀석을 들쳐업다시피 대려온 분들은 Luke를 볼 때마다 고마웠단 말을 했다.

 

그렇게 두달 쯤 지난후,

언젠가 본듯한 전화번호가 Luke의 핸드폰에 찍히면서 전화받으라며 울어댔다.

'누구지? 전화번호는 알듯한 번호인데 .... '

 

그 조선족누나였다.

결국, 동생은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았고, 그때의 증상이 재발했다. 그러니, 그때처럼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다.

 

Luke, 그 여자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때 치료를 받고 대략 지난 두달간은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다는거죠?'

''네! 네! 그랬죠. 그런데, 또 갑자기 이렇게 재발이 되었네요!''

'음! 그래요! 근데, 지난 두달은 생각해 보자면 꽤 긴 시간인데, 이렇다저렇다 연락 한번 없다가 재발하니까 다시금 연락을 주시는군요!'

''아 .... 그 .... 그게요 .... 제가 무척 바뻤거든요!''

'아 ~ 그래요? 그럼, 당사자였던 동생은요? 누나가 제 연락처를 아는데, 누나를 통해서건, 본인이 직접이건, 상태가 어찌어찌 되었다고 한번쯤 연락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 .... 걔도 삼성전자에 다니느라 바뻐서 .... ''

'음 ~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바쁜데, 치료받을 시간은 있을까요?'

''.... ''

'당신들만 바쁜거 아니고, 나도 무척 바쁘거든요!! 왜? 재발하니까, 그때에 병원에서 인민폐 2천원 가까이 쓰고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는데, 무료로 치료해줬던 내가 생각났나보죠? 그 돈 아끼려고?'

''아니 .... 그게 아니고요 .... ''

'그럼 뭔데요?'

'당신이 여기 이 동네에서 얼마나 잘났는지 난 몰라! 관심도 없고!! 아마도 당신이 교회의 한국사람들보단 중국말을 잘하겠지? 그래서, 그사람들이 당신을 아주 떠받들어주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당신이랑 아무런 상관 없거든! 그래서 이번엔 나도 너무 바뻐서 당신 동생을 치료 해줄 수가 없네요!!'

'당신이 나를 의사로 생각은 했나?'

''그럼요!! 의사선생님이시잖아요!!''

'근데, 왜 의사 말 안듣지??!! 내가 그거 생활습관 안바꾸면 쉽게 재발한다고 했지!'

'난 당신의 인품을 못믿겠는데, 예를 들어, 이번에 또 다시 치료했다고 칩시다. 근데, 그 결과가 안좋다거나, 부정적일 때, 당신이 나를 고발하면, 나 여기서 생활하는데 아주 불편해지거든. 근데, 내가 당신이 그런 경우에 고발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지?!!'

'난 당신들과 기본적인 신뢰가 없기에 못믿겠는데 .... 그럼 전엔 왜 도와줬었냐고? 착각하지 마슈 ~ 당신들을 나에게 대려왔던 사람들을 도와준거지 당신들을 도와준거 아니니깐!'

'의사와 환자사이에 기본적인 신뢰가 없으면, 의료사고로 이어지기 쉽거든요! 그러니, 큰 병원을 가던, 또 다른 사람을 찾아보던 알아서 하슈 ~  여기서 한국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얼마나 바보짓들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런 바보짓하는 사람 아니요 ~ 많이 바쁠테니 일 보슈, 나도 바뻐서 전화 끊소!'

 

 

그 후론 연락이 없었다.

2주쯤 지났을까 ....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그때에 그 조선족을 Luke에게 대려왔던 선생님, Luke에게 한말쌈 하신다.

 

''너 이중인격이니?''

'예?'

''아니다, 아니다, 내가 말 실수 했다. 오해하지 말아라. 내가 뭔가를 생각하다가 헛소리 한거다.''

 

저 말이 무슨 말인지, 왜 그런 말을 Luke에게 했는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 맨날 그 조선족여자에게 쪼다짓거리나 하징 ~ ~ !!

 

 

Luke는 이 무리의 사람들과 전혀 내왕없이 지낸다.

필요할 때만, Luke를 찾는 사람들. 도움 받고나면, 평소엔 안부연락도 없는 사람들이다.

도움요청했을 때, 도와주지 않으면( 능력이 안되서 못도와주는 때도 있는데 ) 다른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씹어대는 사람들이다.

교제의 가치가 없는 사람들.

 

 

위의 링크걸린 글의 아래쪽에 언급한 모 권사님, 이 분은 지금도 이 동네에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성품좋은 어머니'같은 분이다. 몇번 치료와 관련된 도움을 드리고도 오히려 Luke가 그분에게 고마운! 그런 분이다. 하지만, 내왕없이 지낸다. 그 분을 제외하고, 그 분 주변엔 그닥 얼굴보고싶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기에.

 

 

 

 

능력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주제가 옆으로 빠져버렸다.

 

능력이 있다는것,

그 능력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든다는 것.

그 능력의 도움이 필요해, 상대에게 자신을 조금이라도 겸손하게 낮춘다는 것. ( 물론, 평소에 조금은 겸손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

도움주고 싶지 않는 대상( 어떤 타당하거나 적절한 이유가 있어서 )의 도움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

그 능력으로인해 사람들에게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유없이 사람을 씹어대는 사람조차도, 혹시 그 능력에 도움받을 일이 있지않을까해서 입조심을 하도록 하게 만든다는 것.

 

그래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것!!

 

 

 

 

P.S.

 

어제는,

한동안 연락없이 지낸,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살고있으면서도, 그다지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찾아왔었다.

오해를 풀자는 거였다.

서로 성향도 많이 다르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그래서, 불과 얼마전까지 서로 몰랐어도 잘 살아왔던 시절처럼, 그냥 그는 그대로, Luke는 Luke대로 살아가면 될 것을.

Luke는 거절했다. ( 복잡한 얘기들 많은데 안쓰고 싶다. )

 

 

글쎄 ....

왜 Luke와의 오해를 풀려는거였을까? 오해조차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뭐가 오해였는지, 뭐가 진실 혹은 사실이었는지 알게될텐데 ....

Luke에게 그가 필요로 하는 어떤 능력이 있기때문에 그 도움을 받고자하는 뒷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Luke 혼자 해본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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