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1일 일요일

그쪽에선 이미 출발했으니, 지금빨리 오세요!! ( <-- 뻥이야 ~ !! )

 

며칠 전 일이다. 처음으로 자전거샘플을 검수하는 날.

아침 11시 반쯤 림공장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들어왔다.

 

''자전거업체측에서 금방 연락이 왔는데, 자전거샘플을 가지고 이미 출발했답니다. 곧 공장에 도착할 겁니다. 제일 좋기는, 지금 바로 공장으로 와주세요!! ^^''

'네 ~ 그러죠 ~ ^^'

 

외삼촌과 Luke 부랴부랴 준비해서 얼른 택시를 타고 림공장으로 갔다. 시간이 점심시간 남짓이라, 먹고가기가 어정쩡해서 검수한 후에 식사하기로 했다.

 

림공장 도착.

잉?? 림공장 사람들만 보이고, 자전거업체측 사람들은 안보인다. 그들이 타고왔음직한 차량도 안보이고.

 

사무실에 들어가서 사장님과 인사를 나눈 후,

'그쪽 사람들 벌써 갔나요?? ^^'

''아니요, 아직 도착 안했습니다!! ^^''

'그래요? 그럼 좀 기다리면 오겠네요 뭐 ~ ^^'

''그래요, 차 한잔 하면서 잠시 기다리세요 ~ ^^''

 

그리고 30분이 좀 넘게 지났다. 여전히 온다는 사람들은 안온다.

림공장 사장님, 들어오시더니,

''왜 안오지? 전화를 해봐야겠네요!! ^^''

'네 ~ ^^'

 

잠시 후,

 

''저기 ....   그쪽에서 아직 출발을 안했답니다!! 배차를 받아서 출발을 해야하는데, 차는 있는데, 운전할 사람이 없어서 운전기사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 ? ? ?'

 

Luke, 외삼촌을 바라보며 ~ 잠시 멍 ~ ~ 때렸다!!

삼촌 한말씀.

''왜? 무슨 일이 생겼다니??''

'아니요 ~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데요 ....  아직도 출발을 안했답네요!!'

''모??''

'그게요 ~    아직도 출발을 안했다네요 ~ '

''야 ~ !! 아까 너 연락받았을 때엔 벌써 출발해서 오는 중이라고 우리에게 얼른 오라고 했다며!!''

'네 ~ 그랬죠!! 근데, 아직 출발도 안했다네요 ~ !!'

''야!! 저 양반에게 다시 물어봐!! 아까 뭐라고 했었는지!!''

 

Luke, 림공장 사장님에게 물었다.

'아까, 제게 전화주셨을 때에, 자전거업체쪽 사람들이 이미 출발해서 곧 도착한다고 되도록이면 빨리 오라고 하셨잖아요? ^^'

''그랬죠! 그사람들이 출발했다고 했었으니까요!! 근데, 아직도 출발을 안했다네요!!''

 

Luke, 외삼촌에게( 물론, 외삼촌도 Luke와 림공장사장님의 중국어대화를 다 알아들으셨지만! )

'아까 출발했다고 그랬다네요 ~ 근데, 아직 출발을 안했답니다!'

''내 ~ ~ 이 ~ ~  이궁 ~ ~ ''

 

삼촌, 림공장사장님께 한말씀 하신다!!

''얘(Luke)가 통역이 아니고, 내 조카니까, 오늘 아무 일이 없는거지, 얘(Luke)가 나에게 돈받고 통역하는 녀석이었으면, 오늘 나에게 욕 직살라게 먹었을게요!! 통역 똑바로 못한다고!! 내가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일들을 엄청 많이 겪었는데,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일들이 한두번이면 모를까, 여러번 발생하면, 불신감만 쌓여가는 겁니다. 처음엔, 통역을 믿지 못하다가, 나중엔 상대방까지 믿지 못하게되죠!!''

 

삼촌의 이 말씀을 듣고 Luke 잠시 생각에 잠겼다!

Luke는 삼촌의 통역을 주로 하고 있지만, 위의 경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돈에 의해서 만들어진 관계가 아니기때문에. 근데, 돈에 의해 만들어진 관계라고 한다면, 정말 이런 일들이 생기고, 심하면, 비즈니스 자체가 망가져버리는 일들이 발생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삼촌, 이어서 한말씀 더 하신다.

''근데, 사장님!! 같은 중국사람들끼리 말을 하는건데도, 의사소통이 잘 안되시나요?!!''

 

라는 삼촌의 말씀에, Luke, 웃음부터 터져나왔다!!

그쪽 자전거업체측에서 림공장사장님에게 뭐라고 했을지 짐작되었기 때문.

중국사람들이 말을 할때에 종종 과장법(?)을 사용한다. 특히, '了'를 말의 뒤에 붙일 때, 듣는 상대가 다시 확인해서 묻지 않으면, 중국사람들끼리도 말을 오해하기 일수다!!

 

삼촌의 콤보연타 ~ 이어 들어간다!!

''사장님, 우리에게 거짓말 하셨어요!! 거짓말 하시면 안되죠!!''

 

ㅋㅋㅋ ~ ~

 

 

 

P.S.

'了'를 문장에 사용했을 때에 발생되는 오해에 관한 부연설명.

 

예를 들어, A와 B가 전화로 대화를 한다고 하자.

 

A : 我出发了!!

B : 知道了。

 

위의 A의 말을 직역하면, '나 출발했다!!'이겠지만, 중국인들의 습관을 안다면, A의 말은 서로 다른 몇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1. 나 정말 출발했다!!

2. 나 출발할거다!! ( 잠시 후에 )

3. 나 출발할거다!! ( 곧 )

적어도 위의 세가지 형태로 해석이 가능하다. 근데, 이 말을 한 A는, 2번의 의미로 말을 했다는데, 이 말을 들은 B는 1번의 의미로 이해했다면??!!

Luke가 겪은 해프닝은 그대로 재현된다.

 

그럼, 상황을 좀더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을때엔, 대화가 이렇게 변한다.

A : 我出发了!!

B : 已经出发了吗?

A : 对, 在路上了。

 

A : 我出发了!!

B : 已经出发了吗?

A : 马上!

 

A : 我出发了!!

B : 什么时候能到呢?

A : 30分钟!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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