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8일 수요일

고사성어, 형제투금(兄弟投金)의 주제는??!!

 

중국이라는 동네에서 유학생으로 살다보니, 중국어를 사용하면서 성어(成語)를 사용하게 된다.

 

덕분에 문득, 고등학생때의 일이 생각이 났다.

 

때는 바야흐로 Luke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시절 ~

담임선생님께서 국어과목을 담당하셨다.

( 참고로, Luke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 )

당시의 국어선생님은 대부분 고문, 현대문, 한문을 다 가르치셨다.

Luke의 담임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그리 ~   한문시간 ~

한문교과서의 몇 줄 안되는 본문을 담임선생님께서 한편 읽으며, 한편 글자들의 의미를 가르치며, 한편 한문의 문장구성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등등을 설명하시며 열강(?)을 하고 계셨다.

 

여기서 잠깐,

당시 Luke의 담임선생님은 학교에서 꽤 유명한(?) 분이셨다.

전형적인 호랑이선생님!

아무도, 그의 카리스마에 도전하려고 하지 않는 ....

더군다나, 해병대장교출신 ~

수업에 전념하지 않다가 걸리면 ....

해병대식 얼차례는 각오해야하고, 날렵함만큼 잔인하게 고통스러운 담임선생님만의 무기(?)로 손바닥이나 허벅지를 구타당했다. ㅋㅋㅋ ~

( 지난 얘기니까 이렇게 하고 있지 ~ ^^ )

 

 

문제의 고사성어 형제투금(兄弟投金)!!!!

 

형제투금(兄弟投金)이란 고사성어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兄弟投金
형제투금

(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얘기란다 ~ ^^ )

高麗 恭愍王時 有民兄弟偕行 弟得黃金二錠
고려 공민왕시 유민형제해행 제득황금이정


고려 공민왕 때 백성인 형과 아우가 함께 길을 가는데 동생이 황금 두 덩이를 얻어

以其一 與兄 至孔巖津 同舟而濟 弟忽投金於水
이기일 여형 지공암진 동주이제 제홀투금어수

그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공암진에 이르러 함께 배를 타고 건너는데 동생이 홀연 물에 금을 던졌다.

兄怪而問之 答曰 吾平日 愛兄篤 今而分金 忽生忌兄之心
형괴이문지 답왈 오평일 애형독 금이분금 홀생기형지심


형이 이상히 여겨 이유를 묻자 답하여 가로되, "내가 평소 형을 사랑함이 돈독하였는데 이제 금을 나누자 갑자기 형을 꺼리는 마음이 생겼소.

此乃不祥之物 不若投諸江而忘之 兄曰 汝之言 誠是矣 亦投金於水
차내불상지물 불약투제강이망지 형왈 여지언 성시의 역투금어수

이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져 잊어버리는 것이 낫소" 형이 가로되, "네 말이 진실로 옳다"하며 마찬가지로 금을 물에 던지더라.

 

 

라고 담임선생님께서 한문원문의 해석과 설명을 마치신 후,

시선은 먼곳을 향해 고정시키시곤, 잠시 침묵하신 후, .... ( 마치, 성인이나 현자처럼 ~ )

반 학생들에게 묵직한 목소리로 질문을 하신다.

''자! 그럼, 제군들 ~ 이 본문의 주제는 무엇인가?''

 

 

자동반사적으로 Luke ~ 한말쌈으로 대답해주셨다!

'금(金)이요 ~ !!'

 

 

마치 ~

'어명 ~ 이오 ~ ~ !!'

혹은,

'암행어사 출도요 ~ ~ !!'

하는 듯한 말투로 쏘아내진

'금(金)이요 ~ !!'

라는 말에 ~

같은 반 동창녀석들 폭소만발하며 쓰러져주시다가 ~

일그러지는 담임선생님의 표정에 ....

금방, 정숙 ~

분위기는 살얼음판으로 .... ( 너무 추워서 지금 키보드치는 Luke의 손까지 얼어붇어 버리는 중 ~ ~ )

 

어디가 끝인지 모를, 일그러지는 담임선생님의 얼굴표정을 보며, 반 동창녀석들 ~

''넌 오늘 제대로 죽었다!!'' 라는 표정으로, 무극하신 동정의 눈빛으로, 하염없이 불쌍하단 표정으로 모두 Luke를 바라봤다.

 

 

 

 

 

 

다 일그러졌던걸까,

담임선생님의 표정은 잠시 정지된듯 멈춰있었다.

그러다가 ~

그러다가 ~

 

선생님도 결국,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참을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웃어버리셨다.

 

 

Luke를 비롯한 반 동창녀석들은,

어리둥절 ~

'선생님과 같이 웃어야하나??'

'아님, 정숙을 유지해야하나??'

고민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한참을 웃어버린 담임선생님, 한말씀 하신다!

''야! 니네들은 왜 웃다가 갑자기 안웃냐??!!''

''아유 ~  오랜만에 한번 크게 웃어봤네 ~ !!''

 

 

''야 ~ Luke!! 다시 한번 대답해봐!! 이 본문의 주제가 뭐라고??''

 

 

헉 ~ ~ !!

'음음 ~ 그러니까 ....  아까랑 같이 답해야하는건가??!!'

'아님, 꼬리 샤ㄱ ~ ~ 내리고, 진짜 답을 말해야하는건가??!!'

'왜 ~  '금이요 ~ ~ '라고 말해가지고 .... 스스로 이런 곤경에 빠뜨린거냐고 ~ !!'

 

결국, 침묵을 지켰다!

 

근데 ....   으흐 ~

담임선생님, 또 묻는다!!!

''야 ~ Luke!! 다시 한번 대답해봐!! 이 본문의 주제가 뭐라고??''

 

'저기 ....  그게요 ....  '

( 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 ) '금이요.... '

 

 

선생님, 다시금 웃으시며,

''아나 ~ ~   나 몇년전에 이 본문 처음 봤을 때, 나도 이 본문의 주제는 '금(金)'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체면에 수업하면서 학생들에게 농담할 수도 없고해서 못했던 말을 니가 오늘 결국 해주는구나 ~ !!''

 

 

( Luke, 속으로 ) '잉?잉? 그러니까 .... 저렇게 지엄하신 선생님도 이런 생각을 하셨다는거지??!! ㅋㅋㅋ ~ '

 

 

 

결국, Luke는 그 날 안죽고 살아서 ~

지금, 이렇게 그 때의 일을 블로깅하고 있다!!

 

 

 

ㅋㅋㅋ ~ ^^V

그러니까, 형제투금(兄弟投金)의 주제는 ....

 

그거, 그거인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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